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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등에 담합하는 집주인들,

  • 김정규 기자
  • 등록 2024-07-19 17: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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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라리 집사자!"


최근 수도권에서 전셋값이 폭등하면서 무주택자들 사이에서 '이럴 바에 차라리 집을 사자'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전셋값 상승과 함께 분양가도 오르면서, 많은 이들이 매매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집주인들의 가격 담합 행태가 부동산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국은 서초구 B 아파트 소유자 단톡방을 통해 집값 담합을 주도한 방장 S 씨를 공인중개사법 위반 혐의로 형사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S 씨는 아파트 소유자들만 단톡방 회원으로 받아들이고, 회원들은 온라인 부동산 정보 플랫폼에 올라온 매물 광고를 모니터링하며 아파트 매매가격을 높이도록 유도했다. 이 단톡방에서는 낮은 가격으로 광고한 공인중개사를 비난하며, 매도자와 이를 광고한 공인중개사에게 전화나 문자로 항의하는 등의 방법으로 압박했다.

 

최근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6월 부동산시장 소비심리지수'에 따르면, 서울의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33.0으로 전월 대비 11.5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21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전셋값과 매매가격의 격차가 줄어들면서 무주택자들이 매매를 선택하게 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금리 인하 기대감과 함께 아파트 전셋값 상승이 매매가격 상승에 큰 영향을 미쳤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연구위원은 "전셋값이 오르니 아예 집을 사려는 수요자들이 생기고 있다"면서 "전세가격이 계속 오르면 갭 투자가 유입되면서 매매가격을 자극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또한,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 수가 3만 명 넘게 줄어든 것도 무주택자들이 주택청약을 포기하고 기존 주택 매매를 통해 내 집 마련에 나선 결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의 가격 담합 행태가 건전한 거래 질서를 위협하고 있으며, 실거주자가 많은 단지일수록 이러한 담합이 더욱 효과적으로 이루어진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대한 강력한 단속과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수도권의 경우 분양가 부담과 치열한 경쟁 때문에 주택 수요자들이 기존 주택 거래 시장으로 이탈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담합 행위는 부동산 시장의 왜곡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철저한 관리와 감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셋값 폭등과 집주인들의 가격 담합으로 인해 무주택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보다 건전한 부동산 거래 질서 확립을 위한 정책적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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