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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시장 '불'…재건축 갈등과 공급절벽이 집값 폭등 부채질

  • 김정규 기자
  • 등록 2024-07-21 16:4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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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동구, 단 일주일 만에 0.6% 폭등
  • 서초구, 재건축 갈등이 가격 상승 부추겨


서울 아파트 시장이 최근 5년 10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가운데, 재건축 갈등과 공급절벽이 집값 폭등을 부채질하고 있다. 성동구와 서초구를 중심으로 아파트 매물이 급감하고 가격이 폭등하는 등 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성동구, 단 일주일 만에 0.6% 폭등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성동구 아파트 가격은 일주일 만에 0.6% 상승했다. 이는 송파구(0.62%) 다음으로 높은 상승률로, 성동구가 서울 아파트값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성동구의 올해 누적 상승률은 무려 3.62%에 달하며, 6월 이후로는 매주 상승폭이 커지고 있다. 

 

성동구는 광화문, 여의도, 강남 등 주요 업무지역과의 원활한 교통으로 높은 수요를 자랑한다. 여기에 전셋값이 치솟으며 아파트 매매로 전환하는 수요자들이 늘어나 집값 상승에 불을 지피고 있다. 실제로 성동구의 6월 아파트 거래량은 462건으로 전월 대비 약 59% 증가했다. 

 

서초구, 재건축 갈등이 가격 상승 부추겨 

서초구 반포주공 1단지 1·2·4 주구 조합에서는 마감재 선택을 둘러싼 갈등이 집값 상승의 또 다른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조합과 조합원 간의 갈등이 커지며, 시공사의 제안을 무시하고 조합이 마감재를 변경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잦은 마감재 변경이 오히려 공사비 상승으로 이어져 결국 집값에 영향을 미친다고 경고한다. 

 

지난 2020년 국토부는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이 충분하다고 주장했지만, 실제로는 집값이 폭등하며 공급 부족이 문제로 지목됐다. 당시 민간 통계는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이 급감한다고 보도했지만, 국토부는 이를 부인했다. 2024년에도 국토부는 올해와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이 충분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민간 통계와의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매물 급감, 신고가 속출성동구의 금호동 2가에서는 매물이 1월 140건에서 6월 87건으로 37.9% 줄었다. 옥수동과 행당동에서도 각각 21.2%, 18.4% 매물이 감소했다. 매물이 줄어들면서 최고가 거래도 속출하고 있다. 성수동 2가 '강변임광아파트' 전용 84㎡는 23억 9500만 원에 거래되어 최고가를 기록했다. 

 

전문가 경고, 정부 통계 맹신 위험 

전문가들은 정부의 입주물량 통계를 맹신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다. 한 전문가는 “정부가 집값 불안 심리를 잠재우기 위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은 의미가 있지만, 통계를 맹신해서는 안 된다”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문재인 정부도 공급에 문제가 없다고 믿었고, 결국 역대급 불장을 만들어냈다”며 민간의 공급 절벽 우려를 무시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서울 아파트 시장은 지금, 재건축 갈등과 공급절벽이라는 두 마리의 불씨가 집값 폭등이라는 화재로 번지고 있다. 정부와 민간 통계의 엇갈린 주장을 면밀히 살펴보며, 실질적인 해결책을 모색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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