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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 아파트 신고가 경신, 빌라 시장까지 확산… 매물 부족 심화

  • 김정규 기자
  • 등록 2024-08-08 20:3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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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도자 우위 시장 형성, 중개수수료까지 요구하는 사례 발생

서울 강남지역 아파트 시장이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며 매도자 우위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최근 매도자가 매수자에게 부동산 중개수수료를 요구하는 사례가 발생하는 등 주택시장 폭등기 사례가 재현되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초구의 한 아파트 단지의 급매물이 계약되었는데 매도자가 매수자에게 부동산 중개수수료를 내달라고 요구했다. 이는 매물이 부족한 상황에서 시세보다 저렴한 물건을 잡은 매수자에게 추가 비용을 부담시키는 현상이다. 

 

서울 전역의 아파트 매물은 6월 초를 기점으로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6월 8일 기준 8만 4218건이었던 서울 아파트 매물은 7월 7일 기준 7만 9254건으로 5.9% 감소했다. 매물이 줄어들자 매수 심리에도 영향을 미쳤다. KB부동산 데이터허브에 따르면, 서울 강남 11개 구의 주간 매수우위지수는 지난달 22일 78.91을 기록해 2021년 11월 1일(78.83) 이후 2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매수우위지수는 주택 매매 수요와 공급이 일치할 때를 100으로 놓는데, 기준선인 100보다 숫자가 클 경우 매도자보다 매수자가 많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매도자 우위 시장은 강남지역뿐만 아니라 서울 전역으로 확산되며 빌라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서울의 빌라 매매가격지수는 전달 대비 평균 0.12% 상승하며 두 달 연속 상승했다. 권역별로는 강남 3구가 속한 동남권이 0.15%로 가장 많이 올랐으며, 서북권과 도심권이 각각 0.14%, 서남권과 동북권이 각각 0.10% 상승했다. 

 

서울 빌라 매매가격은 4개월 연속 상승하며 평균 3억 4053만 원으로 조사됐다. 특히 동남권의 빌라 평균 가격이 5억 1198만 원으로 가장 높았고, 도심권 4억 8044만 원, 서북권 2억 9506만 원, 서남권 2억 7515만 원, 동북권 2억 7306만 원 순으로 나타났다.

 

빌라 전세가격지수도 상승세를 보였다. 서울 빌라 전세가격지수는 5월 평균 0.03% 상승한 데 이어 6월에는 0.06% 오르며 상승폭을 키웠다. 문제는 당장 1~2년 후부터 빌라 '공급 절벽'이 본격화하면서 시장 가격 불안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 다세대 인허가 실적은 1223 가구로 1년 전 대비 26.6% 감소했고, 연립 인허가 실적은 83.4% 급감했다. 

 

전문가들은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에 놀란 무주택 실수요자들이 아파트 대체재로 빌라를 매수하면서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원장은 "올해 들어 서울 아파트값이 뛰면서 아파트 시장의 매매·전세 실수요 일부가 빌라 시장으로 밀려나고 있다"며 "특히, 향후 정부의 추가 세제 혜택 기대감과 공급 물량 감소 영향으로 신축 빌라의 가격 상승세가 더 커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지역 아파트 시장의 신고가 경신과 매물 부족 현상은 빌라 시장까지 영향을 미치며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러한 현상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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