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모두 세월 따라 흔적도 없이 변해갔지만
덕수궁 돌담길엔 아직 남아 있어요
다정히 걸어가는 연인들
언젠가는 우리 모두 세월을 따라 떠나가지만
언덕 밑 정동길엔 아직 남아있어요
눈 덮인 조그만 교회당
향긋한 오월의 꽃향기가
가슴 깊이 그리워지면
눈 내린 광화문 네거리 이곳에
이렇게 다시 찾아와요
혜은이와 이문세의 노래 가사부터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의 로맨틱한 데이트까지. 덕수궁 돌담길, 정동길만큼 대중문화에 각인된 장소가 또 있을까.
정동길은 덕수궁 정문에서 경향신문빌딩까지 이어지는 길로, 도로명은 '서소문로 11길'이다. 이 길을 따라 우리나라의 근대사가 시작됐다.

덕수궁 돌담길의 중간에 있는 서울시립미술관을 지나면 혜은이와 이문세가 후렴한 조그만 '교회당' 정동제일교회와 고풍스러운 신아빌딩이 보인다. 그 옆의 붉은 벽돌 건물은 배재학당 역사박물관이다. 배재학당은 우리나라 최초의 사학이라는 의미와 함께 건립 당시의 형태를 잘 보존하고 있어 건축사적으로도 의미가 크다.

정동길을 걷기 전에 출출하다면 '유림면'에서 요기를 해도 좋겠다. 60년 가까이 국수를 만들었고, 미슐랭가이드 맛집으로도 선정됐다. 유림면은 어느 메뉴를 시켜도 실패하지 않는다. 커플이라면 벨트를 풀 각오하고 메뉴 3개(메밀국수, 냄비국수, 비빔국수)를 다 먹어보는 것도 좋겠다.

정동제일교회 맞은편에는 추어탕 맛집 '남도식당'이 있다. 점심 시간에는 11시 20분에 가도 먹지 못할 정도로 유명한 맛집이다. 기자도 10번 줄서기를 시도해 겨우 한 번 먹어봤다. 국물이 진해 밥이 아니라 보약을 먹는 기분이었다.

정동길을 '식후경' 했다면 커피가 빠질 수 없다. 정동길 거의 마지막에 있는 '루소'에 꼭 가보자. 기자가 특별히 강력 추천하는 카페다. 루소의 바리스타들은 세계 바리스타대회에서 입상할 정도로 실력이 출중한 베테랑이다. 게다가 로스팅을 직접하는 곳이라 이곳 커피를 먹어보면 스타벅스는 뒤돌아보지도 않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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