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바키아 총리가 15일(현지시간) 괴한에게 총을 여러 발 맞는 사건이 발생했다.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 AFP=연합뉴스)
슬로바키아 정부에 따르면 로베르트 피초(59) 슬로바키아 총리는 이날 수도 브라티슬라바 외곽 마을에서 총에 맞아 병원으로 이송됐다.
총격 사건은 브라티슬라바 동북쪽으로 150㎞ 떨어진 핸들로바 지역에서 발생했다. 슬로바키아 정부는 이 지역에 있는 '문화의 집'에서 각료 회의를 열었으며 회의 후 피초 총리가 지지자들을 만나던 중 여러 발의 총성이 들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피초 총리는 차량 이송 중 위중하다는 구급대원의 판단에 따라 헬기로 옮겨졌다. 현지 언론에서는 용의자가 5발 정도를 발사했고, 피초 총리가 이 중 3발 이상을 복부 등에 맞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구급대는 피초 총리를 인근 도시인 반스카 비스트리카 병원으로 옮겼고, 수시간 응급수술이 진행됐다.
슬로바키아 경찰은 용의자를 현장에서 체포한 뒤 수사를 벌이고 있다.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가 15일(현지시간) 핸들로바에서 괴한의 총격을 받은 직후 경호원들이
총리를 차 안으로 대피시키고 있다. AFP 연합뉴스)
마투스 수타이 에스토크 슬로바키아 내무장관은 취재진을 만나 "이 암살 시도는 정치적 동기가 있고 용의자는 지난달 선거 직후 범행을 결심했다"고 전했다. 에스토크 장관이 언급한 선거는 피초 총리 진영의 승리로 돌아간 4월 대통령 선거를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피초 총리는 2006∼2010년 첫 번째 임기에 이어 2012∼2018년 연속 집권하는 등 모두 세 차례 총리를 지냈다. 지난해 10월 치러진 총선에서 우크라이나 지원에 반대하는 친러시아 여론을 등에 업고 승리하며 총리직에 복귀했다.
슬로바키아 수도 브라티슬라바에서는 최근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가 매주 열렸다. 슬로바키아 야권은 피초 총리가 이끄는 정부가 공영언론을 장악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반정부 시위를 주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슬로바키아 의회는 이날 사건의 중대성을 고려해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휴회한다고 밝혔다. 주자나 카푸토바 슬로바키아 대통령은 "잔인하고 무자비한 공격을 규탄한다"며 피초 총리의 빠른 회복을 기원한다고 성명을 냈다.
국제사회는 진영을 막론하고 이 사건을 강력히 규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끔찍한 폭력 행위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피초 총리에 대한 공격을 강력히 비판한다”며 “이러한 폭력 행위는 우리 사회에 있어선 안 되고 우리의 가장 소중한 공동선(善)인 민주주의를 훼손한다”고 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동맹국 정부 수반에 대한 폭력 행위를 강력하게 비판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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