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아파트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가 급등하고 있다. 전세 사기의 여파로 월세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커진 데다, 전세금을 위한 은행 대출 이자와 월세의 차이가 크지 않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초고가 월세 계약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서울 지역에서 월세가 1000만 원 이상인 신규 아파트 월세 계약은 총 44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8년 8건에 불과했던 것에 비해 크게 증가한 수치다. 2022년에는 177건, 2023년에는 184건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성동구 성수동 아크로 서울 포레스트 전용면적 159㎡는 보증금 5억 원, 월세 2500만 원에 신규 계약되었고, 같은 지역의 트리마제 152㎡는 보증금 3억 원, 월세 1800만 원에 계약되었다. 자산가들은 세금 규제로 인해 전세보다는 월세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한 예로, 서울 용산구에서 수백만 원대 월세를 지불하는 30대 A 씨는 "수십억 원대 보증금이 부담되고, 필요할 때 전세금을 돌려받는 문제도 번거로워 월세를 선호한다"라고 밝혔다.
월세는 계속 오르는 추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3월 서울 아파트 월세통합가격지수는 2월보다 0.20% 올랐다.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는 월 128만 8000원으로 지난해 6월부터 10개월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5만 원 상승한 셈이다.
전세사기의 영향으로 서울 내 빌라와 오피스텔의 월세도 크게 상승하고 있다. 성동구, 강남구 등 일부 지역에서는 빌라 원룸 월 임대료가 90만~100만 원까지 치솟았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 다방에 따르면 지난 5월 서울 빌라 원룸(보증금 1000만 원 기준, 전용면적 33㎡ 이하) 평균 월세는 75만 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올 2월 70만 원에서 3개월 연속 상승한 수치로, 지난해 1월(68만 원)보다 10.3% 증가한 것이다.
지역별로는 성동구 원룸 평균 임대료가 113만 원으로 월 100만 원을 넘었고, 영등포구(98만 원), 강남구(91만 원), 서초구(87만 원), 용산구(85만 원) 등이 높은 월 임대료를 기록했다. 전세 기피 현상은 오피스텔까지 확산되며 오피스텔 월세도 상승하고 있다. 다방에 따르면 지난해 1월 서울 오피스텔 월세는 보증금 1000만 원에 75만 원이었으나, 지난 5월에는 81만 원까지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월세 오름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비아파트 공급이 줄어든 데다 전셋값도 연일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서울에서 비아파트와 아파트 전셋값이 모두 오르고 있어 이와 연동해 움직이는 월세도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4월까지 빌라·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인허가 물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7% 감소했다.
월 임대료 상승으로 오피스텔 수익률도 개선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오피스텔 수익률은 올해 1월 4.78%에서 5월 4.83%로 상승했다. 도심, 역세권, 대학가 등 임차인 선호도가 높은 지역에서 임대 수익을 노린 오피스텔 거래가 활발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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