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수도권 부동산 시장에서 9억 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의 거래 비중이 크게 증가하며 전체 거래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024년 9월 이후 9억 원 이하 아파트 거래 비중은 52.8%로, 직전 두 달간(7~8월) 거래 비중보다 9.8% 포인트 증가했다. 이는 정부의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2단계 규제와 금리 인상이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 강화는 실수요자들에게 9억 원 이하 주택 구매를 선호하게 만들었다. 이 구간의 주택은 정책 대출 지원 대상에 포함돼 디딤돌 대출이나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금과 같은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수요가 집중됐다. 반면, 9억~15억 원대의 중고가 주택은 대출 규제와 금리 상승으로 인해 수요가 급감하며 거래 비중이 감소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아파트 실거래 정보)에 따르면, 서울 지역의 9월 아파트 거래량은 전월 대비 40% 이상 줄었으며, 특히 9억 원 초과 주택의 거래 감소 폭이 두드러졌다.
30억 원 이상의 초고가 아파트 거래는 대출 규제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아 오히려 거래가 증가했다. 현금 부자들이 자산 분산 차원에서 초고가 주택 매입에 나선 것으로 보이며, 강남구와 용산구를 중심으로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졌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초고가 주택 거래가 활성화되는 이유로 현금 비중이 높은 거래가 많고, 대출 의존도가 낮은 점을 꼽는다.
서울 내에서도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 선호 지역에서는 가격이 상승했지만, 노원·도봉·강북구 등 강북 지역은 거래 침체가 이어지며 지역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의 통계에 따르면, 강북 지역의 아파트 매물은 늘었지만 매수 심리는 위축된 상태다. 반면 강남권은 강력한 공급 제한으로 인해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2024년 상반기까지 양극화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금융 정책과 금리 변동에 따라 실수요자와 투자자의 심리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서울 지역 공급 부족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강남을 중심으로 한 고가 주택의 가격 상승 압력이 더 강해질 수 있다. 정부는 이에 대응해 교통 인프라 확충과 신규 공급 활성화 정책을 강화할 계획이다.
국토연구원 관계자는 “대출 규제가 완화되지 않는 한 중저가 주택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이라며, “하지만 양극화 해소를 위해서는 지방과 비수도권 지역의 주택 공급 확대와 맞춤형 정책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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